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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문화칸

홍차 리브레 완결

다락귀신 2019. 2. 25. 19:33

즐겨보던 웹툰 중 하나인 '홍차 리브레'가 완결됐다.

아직 풀어나갈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후다닥 끝낼까 아쉬움이 컸지만,

후기를 보면서 그 이유가 어느 정도는 이해도 되면서 아쉬움이 다소 가셨다. 

그리고 그 아쉬움과 별개로 작가의 후기가 너무나 멋있어서, 생각이 참 단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억해두고 싶어졌다.

아래는 그 후기. 그림과 함께 보면 더 좋지만 문구만으로도 충분히 뭉클한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

-

어느날 잡지를 보다가 탐나는 테이블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응모해본 이벤트에 덜컥 당첨이 되었습니다.

작은 테이블 쯤으로 생각했던 상품은 반경 60cm의 입식 테이블로, 조립식 상판을 합치면 가로 2미터의 어마어마한 크기의 테이블이었습니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고 멋진 테이블, 그 곳에 앉아 책을 보고 차를 마시는 것은 작은 기쁨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멋지게 어울리는 할머니가 되면....잘 가꿔진 정원을 바라보며 그림책을 그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 이런 생각도 했구나. 근데...왜 하필 할머니지? 30대도 아니고, 40대도 아니고.

-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던 거구나. 그래서 최대한 미뤄둔거야.

한동안 그 테이블에 앉을 때면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크고 멋진 물건인 줄 알았다면, 탐을 내지도 못했을 거라고.

작은 집에 머무르며 반경 60센티 이상의 큰 테이블을 상상하지 못했듯,

월세에 생활비, 과도한 업무에 쫓겨 잔뜩 쪼그라들었던 저는 반경 10센티 이상의 꿈조차 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뜨겁고 씁쓸한 홍차 한 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씁쓸하고 떫은 맛이 나지만 따뜻한 홍차 한 잔은 무엇보다 위안이 되기도 하니까요.

과분한 테이블에 앉아 과분한 꿈을 꾸며 그렇게 홍차 리브레를 그렸습니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 마주치는 단상과, 인생의 궤적이 바뀌는 순간에 몰아쳐오는 감정과 생각들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네이버 웹툰 홍차 리브레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703838&no=61&weekday=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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